초혼(超魂) - 제1장 2화
장천(張天)의 어린 시절은 형 장준(張俊)과 함께 보낸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형은 언제나 듬직하고 자상했다. 장준은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에게 기본적인 호신술을 배우며 몸을 단련했는데, 그 모습은 동생인 장천에게 끝없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형은 무공뿐 아니라 글공부에서도 탁월했다. 아버지 장광(張光)은 형이 장원에서 장사를 돕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과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쌓도록 늘 가르쳤다. 장준은 그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고, 동생에게도 배운 것을 기꺼이 나누어 주었다.
“천아, 이 글자는 ‘의(義)’라고 읽는단다.” 장준은 붓을 들어 한자를 쓰며 말했다.
“의? 그건 무슨 뜻이야, 형?” 장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의’는 옳음을 뜻하지.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나 올바른 마음을 말해.”
“형이 항상 말하는 그 멋진 무사들이 지키는 게 ‘의’야?”
“맞아. 강호에선 의를 지키는 자가 진정한 무림인이 되는 거지. 우리도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항상 옳은 일을 해야 해.”
장준의 말은 어린 장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천은 형이 가르쳐준 그 단어를 되새기며 자신도 언젠가 ‘의’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그는 형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며 배우는 데 열중했다.
장준은 호신술을 익히는 와중에도 동생을 잘 돌봤다. 장천이 장난을 치거나 어리광을 부려도 장준은 인내심을 가지고 동생을 타일렀다. 때로는 동생에게 기초적인 무공 동작을 가르치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겼다.
“형, 오늘은 내가 해볼래!” 장천은 목검을 들고 서툰 동작으로 휘두르며 소리쳤다.
“좋아, 해보자. 그런데 자세가 틀렸어. 칼을 이렇게 잡아야 안정감이 있어.” 장준은 천천히 다가가 동생의 손을 바로잡아주었다.
“형은 어떻게 이렇게 멋지게 해? 난 아무리 해도 형처럼 안 되는데…”
“나도 처음엔 엉망이었어. 모든 건 연습이야.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다 보면 언젠간 잘하게 되는 거야. 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
형의 따뜻한 말에 장천은 다시 힘을 내어 목검을 휘둘렀다. 형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그의 하루를 빛나게 했다. 장천은 형이 보여주는 인내와 가르침을 통해 점차 강호의 도리를 배워갔다.
장천에게 장준은 단순한 형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었다. 때로는 형에게 의지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장천은 형 없이는 세상에서 방향을 잃을 것만 같았다.
하루는 둘이 나무 아래에서 나란히 앉아 쉬고 있었다. 장천은 갑작스럽게 물었다.
“형, 나도 형처럼 강해질 수 있을까?”
장준은 미소를 지으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천아, 강하다는 건 단순히 몸이 튼튼하거나 무공을 잘하는 게 아니야.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 진짜 강한 거야. 넌 이미 강한 사람이 될 자질이 충분해.”
“정말? 근데 난 아직 형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
“그런 걱정은 필요 없어. 지금은 내가 너를 지켜줄 테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네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형의 말은 어린 장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는 형이 늘 곁에 있어주리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형제 간의 관계가 늘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장천은 형이 혼자만 검을 휘두르며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한 듯 입을 삐죽였다.
“형, 왜 나도 같이 훈련하게 안 해? 난 항상 옆에서만 보고 있어야 하잖아!”
장준은 동생의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부드럽게 대답했다.
“천아, 넌 아직 몸이 자라는 중이잖아. 지금은 무리하면 안 돼. 조금 더 크면 같이 할 수 있어.”
“그럼 지금은 내가 쓸모없다는 거야?”
장준은 동생의 말을 듣고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야, 절대 그런 뜻이 아니야. 넌 지금 너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거야. 난 그걸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장준은 훈련을 멈추고 동생과 함께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형의 설명을 들으며 장천은 다시 마음을 풀었고, 그날의 작은 다툼은 금세 화해로 끝났다.
장준은 동생과 함께 마을을 돌아다니며 세상의 이치를 가르치기도 했다.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어머니를 보며 장준은 말했다.
“천아,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는 건 강한 자의 책임이야. 힘이란 건 남을 돕기 위해 쓰는 거지, 자랑하기 위한 게 아니야.”
“그럼 형도 나중에 강해지면 사람들을 돕는 거야?”
“물론이지. 네가 나중에 강해져서 더 많은 사람을 돕는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거야.”
장천은 형의 가르침을 들으며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형은 언제나 그의 등불 같은 존재였다.
장천과 장준은 매일같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장준은 동생에게 형 이상의 존재였고, 장천은 형에게 늘 기댈 수 있는 소중한 동생이었다. 둘은 서로를 보며 웃고, 가끔 다투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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